- 저자
- 세라 본
- 출판
- 미디어창비
- 출판일
- 2023.11.22

레퓨테이션 : 명예
어느 날 모든 게 달라졌다.
빨간 립스틱, 높은 하이힐,
유명 디자이너의 브랜드 의류!!
대중에게 숨겨야 할
권력을 향한 욕망을 은연중에 드러낸 그녀.
지금껏 그녀가 쌓아온 명예가 추락하는 것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었던 걸까?
그녀는 이제 대중의 표적을 피할 수 없다!
레퓨테이션 : 명예의 주인공 엠마는 10대 시절부터 부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나 정치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 여성의 사회적 권리를 옹호하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의 관심사는 오래전, 지금의 그녀와 같은 노동당 지방의회 의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게 되고 그녀의 아버지는 10대 시절 그녀에게 늘 같은 질문을 던지며 그녀를 계속 도발한다.
"그럼 네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녀는 나이 4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아버지의 질문에 자랑스럽게 답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포츠머스 지역을 대표하는 하원의원 선거에 당선되었고, 아버지와 같은 노동당 지방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방의회 의원이 해야 할 일은 지역구민의 민원을 차별 없이 들어주고 해결해줘야 하는 역할이지만, 그녀는 민원인들의 다양한 불만 사안 중에서도 자신이 가장 관심 있고 자신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될 수 있는 사안을 취사 선택하게 된다. 그녀가 선택한 사안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리벤지 포르노였다.
그녀는 리벤지 포르노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피해를 입는 여성들을 보호하는 해결방법으로 가해자의 경우 형량을 늘리고, 피해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법안 상정을 의회에 요청한다. 그녀의 연설이 의회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그녀는 드디어 아버지가 믿어준 대로 자신의 행동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제는 정말 네가 무언가를 할 수 있겠구나."
과거 그녀가 선거에 당선된 후 들었던 아버지의 말처럼, 그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순간이었다.
엠마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사회를 바꾸고 싶어 하는 야망을 가진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뜻을 열심히 펼치면 펼칠수록 아이러니하게 그녀가 사랑하는 가족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다음번에는 네년이 염산을 마시게 될 거야
익명의 편지를 읽은 그녀의 딸 플로라는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엄마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고, 유명한 엄마를 두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는 시샘 어린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또 자신과 친했던 친구 레아에게 비꼬임과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서 플로라는 예기치 않은 범죄에 휘말리게 된다.
한편 엠마의 지역구에 사는 사이먼 백스터는 자신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는 엠마에게 앙심을 품고, 정치적으로 협력하면서도 자신의 이득을 먼저 챙기는 기자 마이크 스톡스와 옛 남편 데이비드, 또 그의 새 부인 캐럴라인과의 관계는 엠마의 상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레퓨테이션:명예는 이처럼 정치인 엠마를 주축으로 서로 얽히고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범죄 스릴러의 매력을 풍긴다.
또 하나 이 소설이 나에게 특히나 흥미로운 건 현실사회를 너무 적나라하게 반영해 사실적인 입체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SNS의 가려진 익명성은 자신을 비난하고 악의를 보이는 사람을 특정할 수 없기에 두려움을 한층 더 배가 시키고,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잔인한 협박문자와 기사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을 도찰하는 언론의 행태는 주인공을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독자인 나도 엠마에게 서서히 동화되어 그녀가 느끼는 불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근래에 내가 읽은 소설 중에서 레퓨테이션 : 명예 만큼 몰입이 잘 되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나 느슨하지 않은 빠른 전개와 현실의 개연성 덕분에 책은 정말 순식간에 읽혔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건 결말을 아직 모른다는 사실!!
지금까지 읽은 미디어창비의 레퓨테이션 : 명예는 가제본 1편으로 그녀가 다음 편에서 자신의 명예를 잘 지켜냈는지, 아니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는지 또,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자신의 명예를 지켜내려고 할는지.. 도통 결말이 감이 오지 않는다.
나는 1편과 연결해 2편을 또 읽어볼 생각이다.
- 저자
- 세라 본
- 출판
- 미디어창비
- 출판일
- 2023.11.22
※ 미디어 창비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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