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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현대소설

니콜 크라우스 단편집 - 남자가 된다는 것 (TO BE A MAN)

by sosobooktalk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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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크라우스의 ‘ 남자가 된다는 것 (TO BE A MAN)' 단편집을 개인적으로 정의해 보자면, 파편 가득한 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녀는 여러 단편들에서 유대인의 역사와 전통을 재조명하고, 개인을 억압된 민족에게서 분리시킨다. 그리고 역시, 공동 구성체인 가족의 해체와 함께 개인을 분리하고 그 안에서 또다시 남성성과 여성성을 분리해 낸다.
 
해체된 관계, 틀어진 일상, 뒤틀려 버린 사랑은 조용하면서도 담담하게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이질적이면서도 익숙한 파열음을 만들어 낸다.
 
니콜 크라우스의 단편은 표면적으로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심층적으로 들어가 보면 또 다른 이질성으로 인해 모호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유대인의 역사와 율법은 그들의 전통을 기반으로 전승된다. 단편들 저변에 깔린 그들의 민족의식을 내가 따라가기에는 아직 능력이 부족하다. 지금 내게 모호함으로 남아 있는 부분을 계속 공부해 나간다면 더 많은 의미들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니콜 크라우스 

1974년 뉴욕 맨허튼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2002년 첫 장편소설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작 품

2005년 - 사랑의 역사 발표,

2010년 - 위대한 집

2017년 - 어두운 숲 등 발표  

 

 


 

 

    스위스     

청소년 시기에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나'는 스위스에서 만난 ‘소라야'를 통해 여성성과 남성성의 힘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고, ‘소라야’와 자신의 딸을 통해 여성성의 취약함과 동시에 존재하는 강인함을 함께 인지한다. 이후 그 안에서 두 힘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옥상의 주샤   

 

브로드먼이 병원에서 죽음을 넘나드는 수술하고 회복하는 동안 그의 손주도 세상에 태어난다.
죽음의 순간과 태어나는 그 순간 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나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옥상의 주샤는 주인공 브로드먼을 통해 유대인의 전통과 억압된 민족의식 속에서 '나'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긴다.
 
 

   나는 잠들었지만 내 심장은 깨어 있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겨둔 집에서 아버지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고 잘 알고 있다 생각했지만, 그녀가 아는 것은 결국 아버지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족이지만 서로에게 열리지 않는 문을 통해 가족이 갖는 한계성과 혈연으로 이루어진 소극적 구성체가 아닌 함께 공간을 공유하고 온기를 나누는 대상으로까지 가족의 경계가 확장된다.
 
 

   최후의 나날  

 

가족의 해체를 통해 보편적으로 지닌 전통적 가치와 규범들의 쇠락을 보여줌과 동시에, 각자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개인의 모습에서 사회나 종교가 요구하는 가치가 아닌, 새로운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가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에르샤디를 보다  

 

부상으로 발레를 그만둘지 고민하는 여자, 죽음을 목전에 앞둔 아버지를 병 간호 하던 여자, 불안이 혼재된 시기의 두 여인은 우연히 영화배우 에르샤디를 보고 그를 선망하게 된다. 그것을 사랑이라 느끼며,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제 다시 깨닫게 된다. 남자들의 사랑과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모든 것들이 허구였음을. 그때는 그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했음을 알게 된다.
 
 

  미래의 응급사태  

 

여자는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남성을 만나 결혼했지만, 그것은 어쩌면 자신의 자유를 등지고 스스로 울타리에 갇힌 양의 형태일지도 모르겠다. 그 울타리에 갇힌 양은 영원히 벗어나는 법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르  

 

소피와 에즈라 커플의 사랑과 이별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확고하게 서로에게 묶인 존재였지만, 소피는 어느 추운 겨울날 자신에게 코트를 벗어주겠다는 친구를 보며, 문득 에즈라는 자신에게 그러지 못할 남자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피는 결국 그와 헤어지게 된다.
사랑하는 대상이 자신의 이상과 다른 인물임을 깨달았을 때, 사랑은 끝이 나지만, 그것이 사랑이 아니었다 말할 수 있을까.
 
 

  정원에서   

 

“자연은 잔혹하고 간교하다. 약자는 죽임을 당하고, 강자는 그 부식과 부패에서 양분을 취해”
이상과 현실의 차이, 불의와 폭력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때야 할까.
 
 

   남편   

 

한 가정에, 의문의 남자가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구성원의 빈 틈에 조용히 자리 잡는다.
기존의 가부장제에 대한 거부감의 표출이자, 혈연, 성별, 가족의 관계를 떠나 누군가 우리 곁에 우연히 찾아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은 삶이 주는 또 다른 경이로운 선물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남자가 된다는 것   

 

남성에게 사회적으로 부여된 남성성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
여성성과 남성성은 성별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은 한 사람 안에 함께 존재한다.
소년에서 남성으로의 생물학적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성장의 단계를 거치지만 사회적로 요구되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갖는 고유한 의미들은 지금도 변화의 과정안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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