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소설이다.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로 피츠제럴드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사회적 배경과 줄거리
'위대한 개츠비'가 출간된 1925년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후, 1929년 대공황 이전의 호황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경제적으로 번영했으며, 재즈와 할리우드 영화 산업이 대중화되었다. 또한, 1920년 여성 참정권 획득과 함께 '플래퍼(flappers)' 문화가 등장하며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1920년부터 ~ 1933년 금주법 시행으로 인해 밀주업자와 갱단이 성장한 사회적 배경이 반영되어 있다. 개츠비가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와 다시 만나기 위해 부를 쌓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불법적인 사업(밀주업과 갱단 연루)이 암시된다.
위대한 개츠비는 닉 캐리웨이라는 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닉은 중서부 도시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었지만, 몰락한 고향을 떠나 채권사업을 배우기 위해 동부로 향한다. 동부에서 닉은 친척 여동생인 데이지와 그녀의 남편 톰 뷰캐넌을 만나게 된다.
톰 뷰캐넌은 호전적이고 거만한 성향의 남성으로 머틀 윌슨이라는 여성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데이지 역시 남편의 외도를 알고 있었지만, 결혼생활을 벗어나지 못한 채 불행을 느끼고 있었다.
닉의 바로 옆집에는 수수께끼 같은 남자 제이 개츠비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고, 닉은 그가 젊은 시절 데이지와 사랑에 빠졌던 인물임을 알게 된다. 과거 개츠비는 가난한 군인이었기에 상류층 여성인 데이지와 사랑했지만 멀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부유한 톰 뷰캐넌과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개츠비는 오 년 동안 사랑하는 데이지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되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바친다.
영원한 '이상' 이여 안녕..
P. 210
하지만 그때 그는 자신이 전력을 다해 '성배'를 좇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도달할 수 없는 물질 속에서 은처럼 빛나는 '데이지'
개츠비가 평생 쫓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개츠비는 젊은 시절부터 강한 야망을 품고, 스스로를 단련하며 성공을 꿈꾼 인물이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었던 한 가지는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는 ‘부(富)’였다. 상류층이라는 세계는 이미 그들만의 규칙과 배경을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것이었고, 개츠비는 그곳에 속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신흥부자가 된 후에도 그들과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갈등은 어쩌면 작가 피츠제럴드가 자신의 젊은 날 겪은 좌절감을 개츠비를 통해 투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역시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약혼녀에게 파혼당한 경험이 있다고 하니 말이다.
개츠비는 결국 원하는 바대로 세속적인 성공을 거머쥐지만, 그의 욕망은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한 사랑의 ‘이상’으로 회귀한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비록 불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쌓았을지라도, 순수한 사랑에 대한 그의 ‘이상’은 데이지나 톰처럼 자신의 이득만을 좇아 살아가는 경솔한 인물들과 대비되어 그를 더 위대하게 보이게 만든다.
한편, 개츠비와는 또 다른 현실적인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오 년 전 과거에 머물며 데이지를 향한 낭만적인 환상을 좇는 개츠비에게 강한 연민과 동질감을 느낀다. 닉이 개츠비를 연민하는 이유는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닉 역시 개츠비처럼 이상적인 성공을 꿈꾸며 고향을 떠나 동부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개츠비도, 닉도 화려한 궁전 같은 저택이 즐비한 이스트에그 사람들에게는 끝내 녹아들지 못하는 ‘이방인’ 일뿐이었다.
닉이 바라보는 이스트에그의 상류층 인물들은 개츠비가 주최하는 호화로운 파티를 즐기면서도, 정작 그의 과거를 캐고 조롱하는 위선적인 사람들이었다. 필요할 때만 사람을 이용하고, 막상 죽음 앞에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그들의 모습은 닉에게 허무감을 안겨준다. 화려한 보석처럼 반짝이지만 속은 텅 빈 공허한 도시 속에서, 닉이 보기에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이는 오직 개츠비뿐이었다.
결국 닉은 개츠비의 이루지 못한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을 통해, 낭만적인 ‘이상’에 가려진 날 선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는 개츠비가 꿈꿨던 화려한 세상과 부유한 삶이 결국 공허한 허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화려한 도시를 떠나 소박하지만 진실된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갈 결심을 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도달할 수 없는 ‘이상’과, 현실과 거리감이 있는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츠비가 좇은 것은 현실의 데이지가 아닌, 자신의 기억 속에서 이상화된 데이지였다. 그는 그 환상이 불러일으킨 욕망에 사로잡혀, 과거로 돌아가려는 불가능한 꿈을 현실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우리 역시 개츠비와 마찬가지로 도달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품고 끊임없이 ‘이상’을 좇으며 살아간다.
그 이상이 때로 허망하게 끝날지라도, 인간은 마지막까지도 '욕망'을 품고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기 때문이다.
P.15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
P.91
뜨거운 햇빛에 긴장한 그녀의 잿빛 눈은 곧장 앞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녀는 의도적으로 우리의 관계를 변화시켰던 것이다. 잠깐 동안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느린 데다가 욕망에 브레이크를 거는 내면의 규칙도 많이 지니고 있었다.
P.116
그는 오 년을 기다려서 우연히 날아드는 나방이들에게 별빛을 나눠 줄 저택을 구입한 것이다.
정작 자신은 어느 날 오후 낯선 사람의 집 정원에 ‘건너갈’ 수 있도록 말이다.
P.159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반복할 수 있고말고요! "
P.217
“ 그 인간들은 썩어 빠진 무리예요. 당신 한 사람이 그 빌어먹을 인간들을 모두 합쳐 놓은 것만큼이나 훌륭합니다.“ 나는 잔디밭 너머로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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